반갑습니다. 실버아이뉴스 ‘이갑숙의 실버레(뇌)크리에이션’ 칼럼 영상을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 명의 여자 어르신이 서로 자기 집 개 자랑을 합니다.
"우리 집 개는 몸이 불편한 나를 위해 슈퍼 가서 물건을 사 온다니까요.“
그러자 옆에 있던 또 한 어르신이 "우리 집 개는 슈퍼에 가서 카드로 서명까지 하고 물건을 사 온다니까. 정말 똑똑하지 않나요?“
이 어처구니없는 대화를 듣던 나머지 어르신이 소리를 버럭 지르며 이럽니다. "그 슈퍼 주인이 우리 집 개요, 우리 집 개!“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40%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 등의 연구팀은 도쿄도 내에서 4년간 이루어진 65세 이상 남녀 11,000여 명의 역학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매 발병과 반려동물 사육의 관련성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40% 낮았습니다. 연구팀은 설명하기를 반려견을 돌봄으로써 산책을 자주하게 되고, 견주들 끼리 대화를 나눔으로써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생겨, 치매 위험을 낮추는 요인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독거노인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회에 외로움과 쓸쓸함의 총량이 증가한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홀로 지내는 어르신에게 반려동물의 위로는 더없이 클 것입니다. 아니,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기초노령연금으로 한 달을 사는 어르신은 본인이 먹을 것을 아껴서 반려견 사료와 간식을 사 먹여야 하고, 반려견이 아파서 병원이라도 한 번 데리고 간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늘어나는 독거노인과 유기견을 연결해주고 비용을 공동체가 부담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 봅니다.
가끔 개하고 달리기하는 사람을 봅니다. 그러면 사람이 손해 봅니다.
개하고 달리기를 해서 개보다 늦게 뛰면 “개 만도 못 한 사람”
개하고 똑같이 뛰면 “개 같은 사람”
개보다 빨리 뛰면 “개보다 더한 사람”이 되니까요.
요즘,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분 많이 봅니다.
개가 걷기 싫다는 시늉만 하면 바로 달랑 안고 가슴팍 안으로 신줏단지 모시듯 끌어안기도 하고, 개가 성가시게 짖었다는 이유로 발로 차려는 시늉이라도 했다간 동물학대죄로 고소당하기까지 합니다. 옛날에는 개가 섬돌까지만 오를 수 있었지, 감히 마루나 방까지 들어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음식도 사람이 먹다 남은 것만 먹이고, 정월대보름에는 개보름쇠기라 하여 종일 굶기기도 하는 등 개는 그야말로 네발 달린 짐승이었을 뿐이었는데 요즘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개가 힘들까 봐 멀리 사시는 부모님을 뵈러 가는 일정이나 장거리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까지 생겨났습니다. 사람 때문에 개를 못 보는 경우는 잘 없어도, 개 때문에 봐야 할 사람을 못 보는 일들이 이제 다반사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항공기가 지연될 때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에 드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 상품이 나왔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출시된 상품으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개의 삶이 자신의 삶보다 낫다는 말로 그만큼 고된 자신의 삶을 한탄할 때 자주 쓰이는 속담입니다.
속담은 오랜 세월 동안 구전되어 온 짧은 문장으로 간결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삶의 다양한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어르신들의 기억력 향상을 위해 속담 이어 말하기를 한번 해 보시겠습니다.
* 속담 이어 말하기
앞 소절은 강사님이 하고 뒷 소절은 어르신이 하시게 하는데, 이왕이면 강력한 뇌 운동을 위해 이중과제를 드리도록 합니다.
· 짚신도 / 짝이 있다
· 낮말은 새가 듣고 / 밤말은 쥐가 듣는다
· 내 코가 / 석 자
· 달면 삼키고 / 쓰면 뱉는다
· 지렁이도 밟으면 / 꿈틀한다.
왜? 덜 밟았기 때문에
· 가는 말이 고와야 / 오는 말이 곱다
가는 말이 고와도 오는 말이 험할 때 많아요. 그렇지만 말은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
고 품격이니까,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고운 말을 써야겠지요.
· 말 한마디로 / 천 냥 빚을 갚는다
이건 사기지요. 천 냥 빚은 돈으로 갚고 감사 인사를 해야지 말로만 때우면 사기입
니다.
· 고생 끝에 / 낙이 온다
어려움을 겪은 후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고생 끝에 골병듭니다. 나중에 낙이 온다 하더라도 그 낙에 비해 고생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그 낙은 너무나 짧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철학자 ‘데이비드 베너타’는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책을 냈습니다.
그의 저서에서 “삶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이며,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이 책에서 “만약 당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라며 삶의 긍정적인 측면이 아무리 크더라도, 삶의 불행을 상쇄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출생을 반대합니다. 이런 사람을 ‘반 출생주의자’라고 하는데, 반출생주의 철학자는 우리가 잘 아는 쇼펜하우어를 비롯하여 대표적으로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록지 않은 삶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내고 계신 어르신들께 즐거움과 희망을 드리고자 이 길을 택했습니다.
출생은 내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도 하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인생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행복한 순간들을 루틴에 집어넣습니다.
토요일에 영화 보기, 외식하기 등 외식은 남의 집 그릇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큰 즐거움이죠.
많은 사람들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저의 겉모습만 보고 저를 완전 긍정의 낙천주의자라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노력합니다.
최근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이 있습니다. ‘생존 수영’입니다.
물에 빠졌을 때 구조대가 올 때까지 안전하게 버티는 수영 방법입니다.
물에 나를 맡기는 겁니다. 그냥 힘 빼고 물에 나를 맡겨서 둥둥 떠 있게 만드는 겁니다. 물이 흘러가는 대로 물결이 치는 대로 나를 맡겨야 내 힘을 최대한 아끼면서 오래 버틸 수 있는 겁니다. 생존 수영에서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듯이, 우리 인생도 고통스럽지 않게 끝까지 잘 살아내려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흐름에 맡기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지만, 앞으로 더욱더 잘 살기 위해 힘 빼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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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숙 책임교수 (총신대 평생교육) news1@silve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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